비즈니스 디코딩


도시의 모든 것은 나에게 무언가를 팔고 있다

도시의 모든 것은 끊임없이 팔고있다.

지하철 스크린, 카페 메뉴판의 폰트, 알고리즘이 띄워준 영상의 첫 3초. 어느 것 하나 우연히 거기 있는 것이 없다. 누군가 내 시선을 계산했고, 내 클릭을 설계했고, 내 지갑을 향해 각도를 맞췄다. 이걸 의식하기 시작하면 도시가 통째로 시끄러워진다.

서른 중반이 넘어가면서 주말마다 산이나 바다를 찾는 사람이 늘어나는 건 자연이 갑자기 좋아져서가 아닌 것 같다. 인위적인 것에 지친 것이다. 자연은 나에게 아무것도 팔지 않는 거의 유일한 공간이라서, 거기 가면 비로소 협상 테이블에서 잠깐 일어날 수 있다.



인위적인 것과 자연은 세 가지가 다르다.

첫째, 도시는 빠르고 자연은 느리다. 알림은 즉시 오고, 봄은 천천히 온다. 메시지 답장이 30분만 늦어도 관계가 흔들리는 세계에 살다가, 벚꽃이 피는 데 일주일이 걸리는 풍경 앞에 서면 이상한 안도가 온다. 아무도 나를 재촉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사치처럼 느껴진다.

둘째, 도시는 나를 부르고 자연은 그저 있다. 거리의 모든 간판은 시선을 끌기 위해 디자인됐다. 산은 그렇지 않다. 산은 내가 보든 말든 거기 있다. 이 차이가 별것 아닌 것 같지만, 평생 누군가에게 불려 다닌 사람에게는 “그저 있는 것” 옆에 앉는 경험이 거의 회복에 가깝다.

셋째, 도시는 나를 평가하고 자연은 평가하지 않는다. 도시는 끊임없이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묻는다. 어떤 차를 타고, 어디 살고, 무슨 일을 하고, 어떤 카페에 가는지. 강은 묻지 않는다. 강 앞에서 나는 직업도 연봉도 없는 그냥 한 사람이다. 이 무관심이, 도시에서는 아무도 주지 않는 무관심이, 어떤 날에는 가장 다정하게 느껴진다.


자연을 더 자주 보러 가는 것 외에, 한 가지를 더 권하고 싶다. 일주일에 한 시간만이라도 “나에게 아무것도 팔지 않는 것” 옆에 앉는 시간을 만드는 것. 꼭 산이 아니어도 된다. 오래된 나무 한 그루, 동네 공원 벤치, 창밖의 하늘이어도 충분하다. 중요한 건 풍경의 크기가 아니라, 그 시간 동안 누구도 나에게 무엇이 되라고 말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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